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검정고시 합격 후 어학연수 돌풍 |
2009/05/19 ::154085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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있는 집에서 검정고시를 선호한다?
“외제차가 줄지어 선 검정고시 장”
취재 차 들렀던 대기업 A회사에서 J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. 그와 한담 중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.
“요즘 등록금이 비싸 자녀 공부시키기 힘들다죠. 자녀는 어찌 되세요?”
“2녀 1남에요. 대기업은 회사에서 학자금이 나오니 아이들 가르칠 만해요. 큰 딸은 서울에서 대학 졸업 탔고, 작은 딸과 아들은 지금 서울에서 대학 다녀요. 두 집 살림하느라 힘들죠.”
대학 등록금이 비싸 한 명도 보내기 힘든 세상입니다. 그런데 회사에서 나오는 학자금으로 둘씩이나 대학에 보낸다니 혜택인 건 분명했습니다.
“회사에서 학자금이 나온다니 아이들 가르치기 편하겠네요?”
“편하죠. 하지만 나는 회사에 도움을 준 경우에요. 다른 직원들은 고등학교 비용까지 꼬박꼬박 받았지만 내 아이들은 둘이나 검정고시로 대학에 들어갔으니 회사가 들이는 비용이 덜 든 거죠. 대신 내 돈으로 외국까지 보내야 했어요.”
검정고시 이야기가 튀어 나오더군요. 필자는 십 오륙년 전, 3년간 야학지도를 했었습니다.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배움의 기회를 잃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요. 하지만 J씨의 경우, 회사 학자금으로 쉽게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여건인데도 검정고시로 대학에 보낸 이유가 궁금하더군요.
새로운 세태, 있는 집 자식들은 검정고시 후 어학연수
“검정고시로 대학에 들어간 이유가 있었나요?”
“둘째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갑자기 학교 그만 다니고 검정고시 보겠다고 우기대요.”
“무슨 문제 있었나요?”
“학교 다니는 시간이 아깝대요. 빨리 검정고시 보고, 남는 시간에 외국 연수 다녀오겠다고 하더라고요. 큰 딸을 불러 상의했죠. 그랬더니 요즘은 있는 집 자식들이 검정고시로 내신 혜택도 보고, 남는 시간에 어학연수도 한다며 검정고시 보게 하자더군요.”
흥미가 당기더군요. 검정고시로 또래 아이들 보다 빠르게 대학 진학한다는 소린 들었지만, 고등학교 다니는 시간을 줄여 어학연수 시킨다는 건 처음 듣는 소리였지요.
“아들은 어떤 경우였나요?”
“아들은 중 3때부터 검정고시 본다고 그랬죠. 그러다 고등학교를 갔는데 적응을 못하더라고요. 고 1 때 한 달 다니다 자퇴하고 검정고시 봤어요. 그리고 외국 어학연수 2년하고 들어와 지금은 대학 다니고 있어요. 이게 도움이 많이 된대요.”
학교 적응이 어려워 중퇴하고 검정고시 본 이야기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. 그런데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 다음이었지요.
“외제차가 줄지어 선 검정고시장”
“검정고시 장에 가 봤어요? 나도 아이들 따라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. 고시장에 번들번들한 외제차가 쫙 줄지어 서 있는 거예요. 저 차들이 왜 왔지 싶었지요. 물어봤더니 요즘은 있는 사람들은 학교 안 보내고 검정고시 본대요. 고등학교 다닐 동안에 어학연수 보낸 후, 대학은 정상적으로 다니게 한다나요.”
듣지 못했던 소리였지요. 젊었을 적, 야학에서 나이든 학생들 가르치면서 “어머니, 아버지 이건 중요하니 꼭 기억해야 됩니다.”고 강조했던 기억이 새롭게 느껴집니다. 세월 참 많이 변했습니다.
J씨는 헤어지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. “못 믿겠으면 5월에 있을 검정고시 장에 한 번 가보세요.”라고 말입니다.
있는 사람 탓해 뭐하겠습니까. 교육 정책이 여건을 따르지 못한 게 문제겠지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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